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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독서] '방랑자들', 올가 토카르추크 _얄팍한 감상글

by 올가 202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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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적어볼까... 생각하다가 재밌게 읽었던 책에 대한 감상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내가 책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가진 지식들이 꽤나 얄팍한 그럭저럭 인간이라
누가 나 같은 사람이 쓴 독서감상글에 관심을 기울이려나 싶긴 하지만 뭐... 누군가 한 명쯤은 읽어주겠지.

 

 

TMI: 옹재의 내년 목표는 손에 휴지(울집 햄쥐) 올리기

 

 

알라딘 광고 절대 아니고(돈 주면 광고... 함) 흥미가 생기신 분들이 있을까 해서 아래 링크 첨부해봅니다.

 

방랑자들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올가 토카르축의 작품. 휴가를 떠났다가 느닷없이 부인과 아이를 잃어버린 남자, 오랫동안 지병으로 고통받던 절친한 벗으로부터 자신을 안락사시켜 달라는 부탁

www.aladin.co.kr

<방랑자들>은 저마다의 사연으로 표류 중인 이들을 그린다. 소설은 한 곳에 안주하고 정체되어 결국 부패하는 것을 경계하며 '떠남'을 제안한다. 이 '여행'은 다른 곳으로의 물리적인 이동만이 아니다. 유무형의 한계를 넘어, 그동안 소유하고 욕망해온 것들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시간은 '심리적인 것'이라 말하며 현실의 굴레로부터 해방시킨다. 이는 바로 우리가 소설에 끊임없이 매혹되는 이유가 아닐까. 독자를 다른 세계로 이끌어 일상을 새로 볼 수 있도록 하는 문학의 매력이 빛난다.
-알라딘, 소설 MD 권벼리, 2019.10.22-

 

 


 

 

> 독서기록: 2020.02.06 ~ 2020.03.20 

 > '방랑자들'은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추크 작가의 대표작이다. 그녀는 폴란드 작가이다. 폴란드 작가는 이 책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 책이 과연 나한테 맞을지 반신반의했었다. 왜냐하면 나는 호불호가 강해서 안 맞는다 싶으면 바로 중도 포기하기 때문이다. 즐겁자고 읽는 책인데 굳이 지루함을 견딜 필요가 있을까. 반신반의한 감정이 무색하게도 나는 이 책을 완독 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사람들에게 내 인생에서의 베스트셀러 1위로 말하고 다닌다. 그 이유는 쉽사리 답하기가 어렵다. 나는 자칭 낭만주의자라 책이 주는 정의하기 어려운 감정이 책의 호불호를 정하기 때문이다. 그 감정을 사람들에게 설명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정체되어 살아가는가를 느낄 수 있었다. 정체된 것은 부패되기 마련이고 날카로운 침에 박제된 곤충과도 같은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지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 내 삶은 여전하다. 하지만 정체된다는 것은 물리적이기도 하지만 심리적이기도 한다. 심리적인 면에서 내 인생은 훌쩍 성장하고 바뀌었다. 훌륭하진 못했으나 무사히 끝마친 대외활동들,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독서모임들, 조금은 견고해진 내면. 그렇다면 정체되지 않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해 꿈틀거린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정체됨을 자각하고 일상의 의미들을 다시 새길 수 있었던 것에 기쁨을 느낀다. 읽고 있는 책을 마저 다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어 보아야겠다. 어쩌면 6일 뒤 맞이할 2022년에 동적인 삶에 대한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 생각해보니 이 블로그의 이름과 내 닉네임도 이 책에서 유래되었다! 내 닉네임 '올가'는 이 책 작가님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고, 블로그 이름 ' Wunderkammer'은 책 '파놉티콘'이라는 글에서 소개된 단어이다. 생각보다 내가 이 책을 더 많이 좋아하고 있었구나ㅎ-ㅎ

 


아래는 내가 메모해둔 조각 글이다. 책을 읽다 간간히 글귀들이 눈에 밟혀 소장욕구와 비슷하게 메모장 어딘가에 박제하게 된다.

이 책은 단편들로 구성되어있다. 단편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그 속에서 유기성을 찾아낼 수 있다. 단편들 중에서 나는 '쿠니츠키: 물' 이야기가 매우 인상이 깊었다. 참으로 설명하기가 어려우나 쿠니츠키씨의 상황과 심리 묘사가 정말 압도적이었다. 뭐랄까... 옛날에 봤던 영화 '멀홀랜드 드라이브'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 영화와 이 이야기는 전혀 다르지만,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알 수 없는 전개가 자아내는 신비한 분위기가 상통하듯 느껴졌달까... 조금 유별난 생각인걸지도.

'방랑자들(소단원 제목)', '날뛰는 여인은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또한 굉장히 인상 깊은 단편이다. 이 이야기는 내가 따로 설명하기 않겠다. 그냥 꼭 읽어볼 것!

 

저녁때까지 미처 끝내지 못한 일감을 향해 아침마다 되돌아가곤 하는, 이상하고도 지루한 삶이었다.
'방랑자들'-머릿속의 세상中
성격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내 인성에 대한 프로필은 신뢰하기 힘든 편이다.
나이는 심리적인 것이고, 성별은 문법적이다.
'방랑자들'-머릿속의 세상中
만약 우리가 자신에게 합리화나 순화 작용, 자기부정이나 사소한 속임수 따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면, 그래서 아무런 보호막도 없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정직하고 용기 있게 직면하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의 심장은 터져 버리리라는 걸.
'방랑자들'-세상 속의 머리中
우리 자신을 인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지점은 바로 각자 고유하고 특별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 시간 속을 이동하면서 자신만의 흔적을 남긴다는 점일 것입니다.
'방랑자들'-요네피제 졸리만이 보낸 첫 번째 서신中

 

이 외에도 눈을 뗄 수 없었던 글귀들이 참 많았지만 이쯤 추려보았다. 이 글이 허접하고 알맹이가 그다지 실하지 않은 건 나도 알지만,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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